나의 첫 경험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벌써 20년 전 일이네.
그때 나는 대학 2학년, 스무 살이었다.
그는 내 절친의 남자친구였고, 우리는 늘 셋이서 어울려 다니던 사이였다.
그날 밤, 친구와 크게 싸운 그가 술에 취해 내게 전화를 했고,
“그냥 이야기 좀 들어줄래”라는 말에 나는 그를 집으로 들였다.
처음엔 정말 위로만 해줄 생각이었다.
소파에 앉아 그의 등을 토닥이고 있는데, 그가 갑자기 나를 끌어안았다.
술 냄새와 함께 뜨거운 숨결이 목덜미에 닿았다.
“미안해… 오늘은 누가 좀 안아줬으면 해서.”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았지만, 스무 살의 나는 그 순간만큼은
그의 따뜻함에 기대고 싶었다.
키스는 서툴렀고, 손길은 떨렸다.
그가 내 옷을 벗길 때도, 나는 그냥 눈을 감고 있었다.
가슴을 만지고, 다리 사이로 손을 넣었을 때 처음으로
남자의 손이 주는 낯선 쾌감에 몸을 떨었다.
그가 천천히 들어왔을 때 느껴진 통증과, 그 뒤에 밀려온 이상한 포만감.
우리는 작은 원룸 침대에서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창밖으로 새벽이 밝아올 때까지, 서로의 몸을 탐하듯.
다음 날 그는 친구와 화해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소처럼 웃으면서.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말할 수 없는 배신감과 죄책감을 느꼈다.
친구를 볼 때마다, 그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
그 후 나는 점점 그들로부터 멀어졌다.
홧김에, 복수심인지 자유를 향한 방황인지 모를 마음으로
다른 남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술자리에서 만난 사람, 소개로 만난 사람…
한 번 문을 연 뒤로는 몸이 쉽게 타올랐고,
그걸로 스스로를 위로하려 했다.
그러다 안 좋은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결국 대학을 휴학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었다.
스무 살의 자유로움과 충동이 그렇게까지 날 몰아갈 줄은 몰랐다.
그 첫 경험은, 분명 설레고 뜨거웠지만
동시에 내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버린 사건이기도 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가끔 그 새벽의 기억이 떠오르면
후회가 앞서면서도,
‘그때만큼은 정말 자유로웠구나’ 하는
묘한 그리움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그게… 나의 첫 경험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