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바람났다. 홧김에 맞바람이라도 피우려는데 참 쉽지가 않네…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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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휴대폰에서 대놓고 바람피운 흔적을 발견했을 때, 머릿속이 하얗게 비면서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게 무슨 말인지 온몸으로 실감했어요. 손이 벌벌 떨리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며칠을 밥도 못 먹고 울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억울한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나라고 못 할 줄 아나? 나도 똑같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갚아주고 피를 말려버려야지.' 하고 홧김에 맞바람이라도 피워보겠다고 독하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마음을 실행에 옮기려고 하니 참…… 이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네요.
채팅 앱을 깔아봐도, 누군가 관심을 보여도 도저히 내 마음이 움직이질 않아요.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그저 상처받고 처량한 사람일 뿐이고, 왜 내가 남편의 쓰레기 같은 짓 때문에 내 가치까지 떨어뜨려 가며 구질구질하게 행동해야 하나 싶은 자괴감만 밀려옵니다. 복수랍시고 홧김에 딴 사람을 만나봤자 내 영혼만 더 갉아먹힐 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휴대폰만 붙잡고 멍하니 있네요.
바람도 피워본 인간들이나 뻔뻔하게 잘 피우는 건가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