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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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나 봅니다

익명 3 61 0 0

저는 결혼한 지 10년이 넘었고 아이도 있습니다. 남편은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성실하고 가정에도 충실합니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남편을 남자로 느끼지 못하게 됐습니다. 가족이고 아이 아빠이고 가장 친한 동거인 같은 느낌이지, 설레거나 보고 싶거나 하는 감정은 오래전에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몇 달 전 우연히 결혼 전에 오래 만났던 사람의 소식을 보게 됐습니다.

헤어진 지 정말 오래됐고, 연락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만나고 싶다거나 가정을 버릴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사람 인스타를 가끔 보게 됩니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사는지, 행복한지 궁금한 정도라고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보다 조금 더 복잡한 감정인 것 같습니다.

사진 하나를 보고도 한참 생각하게 되고, 문득 예전 추억이 떠오르면 괜히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그 시절의 제가 그립기도 하고, 그 사람과 함께했던 감정들이 그립기도 합니다.

가끔은 정말 못된 생각도 합니다.

스토리를 보면 혹시 제가 본 걸 알 수 있을까, 내가 남긴 흔적을 발견할까, 혹시라도 한 번쯤은 "잘 지내나?" 하고 떠올려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계정을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들키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실제로 연락할 용기는 없습니다.

연락이 오더라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제 마음 한구석에는 "그 사람도 가끔은 나를 떠올릴까?" 하는 아련한 궁금증이 남아 있습니다.

그 사람 자체보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젊은 시절의 감정과 설렘을 그리워하는 걸까요?

남편을 배신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남편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이 문득 떠오를 때마다 죄책감과 그리움이 동시에 밀려옵니다.

3 Comments
익명 06.14 21:32  
실제로 다시 만나본다고 해도 생각하시는 예전의 그 사람은 아닐겁니다.
그리움의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그 시절인 거 같아요.
익명 06.15 09:36  
괜찮아요 다들 똑같아요
익명 2시간전  
가지지 못한것에 대한... 미련이 남는것 뿐...
가지고 보니.. 똥인 경우도 많을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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