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는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기도 해서, 2010년 BBC Music에서 피아니스트들에게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누구인지를 물었을 때 1위로 꼽혔었답니다. 'vocalise'는 오직 모음만으로 부르는 노래입니다. 노래가 모음만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당연히 가사는 없습니다.
라흐마니노프는 보카리제를 콜로라투라 소프리노 네지다노바에게 헌정했습니다. 출판물에는 소프라노와 테너를 위한 노래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테너에 의해 불리지는 않는답니다. 매우 높은 고음이 테너들에게는 한계치로 여겨지는 탓이지요. 물론 자기에게 맞게 키를조정해서 부르면 되기는 하겠지요. 그런데 보카리제는 선율이 너무 아름답죠? 원래 Op.34는 14 Romances라고 불릴 만큼 로맨틱한 분위기의 노래들이랍니다.
특히 마지막 곡 보카리제는 라흐마니노프가 의도적으로 유의미한 언어를 배제한 곡이지만, 그 아름다운 선율이 언어를 뛰어넘는 애절한 그 무엇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신성과 영원에 대한 갈망, 생명의 본향에 대한 향수 등을 담고 있기에 보카리제는 14곡 중에서 가장 많이 공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