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를 먹고 있는 다람쥐를 안고 있는 이 귀부인은 헨리 8세의 궁정 귀족 프란시스 로벨의 부인이었던앤 로벨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한스 홀바인이 맨 처음 런던에 와서 활동하던 1526-28년 기간 중 그린 그림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부인은 3/4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화가는 그녀의 상반신만을 그렸습니다. 그녀의 품에는 사슬로 묶여 있는 다람쥐가 호두를 까먹느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렸던 시기는 겨울이었는지, 하얀색 모피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이 정도 귀족부인이 쓴 하얀 모피 모자라면 그 당시에는 무척이나 값이 비쌌던 하얀 담비의 모피가 아니었을까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그녀가 자세를 잡고 있는 배경에는 부와 풍요의 상징인 포도나무 가지가 그려져 있고, 그녀의 귀 가까이에는 찌르레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예전의 초상화에는 아무 물건, 아무 동물이나 의미가 없이 그려지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아마도 그녀가 품고 있는 다람쥐는 로벨 가문의 문장에 그려져 있는 다람쥐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찌르레기는 왜 그려져 있는지 상당히 어려운 수수께끼였다고 합니다. 아마도 찌르레기(영어로 Starling)가 그녀와 남편이 살고 있던 이스타링 Estharlyng이라는 동네 이름과 비슷하기 때문에 그려진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이 우세하다고 합니다. 이 초상화는 한스 홀바인이 영국을 처음 방문했던 시기에 그려진 초상화 중에서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