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오르셰미술관에 소장된 이 작품을 분석해 본다면 작가가 얼마나 화면을 구축하는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품의 화면은 탁자 가운데 놓인 길쭉한 와인병을 중심으로 양측에서 카드놀이 하는 두 사람을 중심으로 각각 대칭점을 이루고 있습니다. 왼쪽 남자는 파이프를 문 채 기둥이 높은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그의 모자 챙은 아래를 향해 내려와 있고, 막대처럼 끗끗히 세운 몸에 잘 맞는 양복을 단정하게 차려 입었습니다. 그에 비해 오른쪽 남자는 둥근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모자의 챙은 위를 향해 있으며, 테이블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몸에 캐쥬얼한 느낌의 자켓은 다소 힐렁하게 내려와 있습니다.
그들의 색조 역시 사이좋게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왼쪽 남자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조를 띠고 있는 반면 오른쪽 남자는 보다 밝은 색조를 띠는데, 공통적으로 보라색과 노란색이 대비를 이룹니다. 왼쪽 인물은 보라색 자켓에 노란색 바지인 반면 오른쪽은 반대로 노란색 자켓에 보라색 바지를 입고 있습니다. 그들이 손에 쥐고 있는 카드조차도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왼쪽 남자의 카드가 밝은 색조라면 오른쪽 남자의 카드는 어두운 느낌입니다. 배경 역시 화면의 세심하게 대칭을 이루며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른쪽 남자의 뒤에는 두상 가운데를 가르는 벽면의 수평선이 그려져 있는 반면 오른쪽 남자의 뒤편에는 수직적 선의 인테리어 구조가 보입니다. 테이블보 끝자락 역시 왼편은 견고하게 직각을 이루며 아래로 떨어지는 반면 오른편은 대각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세잔느는 이 작품을 제작하면서 자칫 소홀하기 쉬운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