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연하와 늦깎이 연애 중입니다... 진도가 나갈수록 제 진짜 모습이 들킬까 봐 두렵네요.
멋쟁이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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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9 09:59
우연한 기회에 7살 어린, 혼자 사시는 분과 인연이 닿았습니다. 서로 적지 않은 나이에 만나다 보니 말도 잘 통하고, 서로의 외로움에 기대고 의지하며 하루하루 정말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 관계가 부쩍 깊어지면서, 분위기상 조만간 함께 밤을 보내며 선을 넘게 될 것 같습니다. 나이 들어서 하는 연애도 20대 때의 연애와 크게 다를 바 없이 마냥 설레고 참 좋은데, 막상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하니 중년 남성으로서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찌질한 고민들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가장 큰 고민은 단연 '머리카락'입니다. 제가 숱이 많이 없는 편이라, 데이트하러 나갈 때는 없는 머리칼을 영혼까지 끌어모으고 왁스와 스프레이로 단단히 고정해서 어떻게든 풍성해 보이게 세팅을 하고 나갑니다. 그런데 막상 같이 숙박을 하게 되면 이게 정말 골치 아파질 것 같습니다. 씻고 나오면 물에 젖은 제 휑한 진짜 정수리를 보여줘야 할 텐데... 그렇다고 안 씻고 버틸 수도 없고, 모자를 쓰고 침대에 누울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게다가 행여나 제 몸에서 중년 특유의 찌든 냄새나 홀아비 냄새가 날까 봐 노심초사입니다. 벌써부터 향 좋다는 비싼 바디워시도 새로 사서 살갗이 벗겨지도록 꼼꼼히 샤워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데... 막상 그날 밤 같은 이불을 덮었을 때, 제 정수리나 귀 뒤에서 냄새가 올라와 이 사람의 환상이 깨질까 봐 벌써부터 위축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불속에서 살이 닿을 때 제 발뒤꿈치에 허옇게 일어난 굳은 각질이 그 사람의 부드러운 다리를 긁을까 봐, 요즘 매일 밤 혼자 화장실에서 풋크림을 듬뿍 바르고 랩을 씌우고 잡니다. 몇일 전에는 각질제거하는 것으로 갈아내다가 살이 다 벗겨지기도 했거든요.
데이트 내내 억지로 힘주고 있던 뱃살도 잠들면 무장해제 될 텐데, 혹시나 코까지 심하게 골아서 정이 뚝 떨어지면 어쩌나 싶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이십 대에는 그냥 대충 비누칠만 하고 씻고 나와도 풋풋했는데, 나이 들어서 하는 연애는 정말이지 보이지 않는 곳의 유지보수와 관리가 너무나 험난하네요.
이 나이에 자유롭게 연애 잘하시는 다른 형님들은 도대체 이 총체적 난국인 신체적 노화와 부끄러움(?)을 어떻게 관리하시는지요. 특히 다가올 첫날밤, 씻고 나왔을 때 세팅이 무너지는 그 민망한 순간은 어떻게 자연스럽게 넘겨야 하는지... 선배님들의 현실적인 생존 팁 좀 전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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