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2년 따로따로 20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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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10:25
결혼생활에 대한 환상이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는 좋은 가정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죠
어차피 대학진학도 어려운 상황이었던 터라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직한 직장에서 열두살이나 많은 남자와 결혼을 했어요
금방 찾아온 남자아이를 낳고 몸도 풀기전에 남편은 지방으로 내려갔어요. 아이는 서울에서 키워야 한다며 저를 남겨두고
그때부터 20년간 서울에 혼자살면서 아이를 키웠어요
남편은 한달에 한번, 두달에 한번, 세달에 한번 그냥 왔다 가는 사람정도로 느껴졌죠
처음엔 많이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냥 익숙해져 버린 것 같아요
억척같은 엄마로 일하며 아이키우며 좋은대학 보내고 이제 제 손을 찾지 않으니 느껴지는 외로움...
지금이라도 제 삶을 살아보려는 생각이 드는데 거울속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하네요
자신감도 없고 젊고 예쁘던 시절은 찰나와 같이 스쳐지나갔을 뿐인가봐요
결혼이 이런건줄 알았으면 그렇게 서둘러 하지 않았을텐데..
그래도 멋지게 성장한 아들하나 보면서 살았는데.. 크고나니 허무함만 남아요
그냥
답답해서 적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