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잠만'자는 룸메이트 남편과의 이야기
사랑스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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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우리 부부는 요즘 “섹스리스” 입니다.
…네, 진짜 “리스(less)”예요.
처음엔 뭐, 아이 낳고 몸조리하면서
‘좀만 기다리자’ 했죠.
그런데 그 ‘좀만’이 6년째네요.
요즘은 남편이 내 옆에 누워 있으면,
설레는 게 아니라 이불 끌어당기는 속도가 더 빨라요.
“이불 좀 나눠 쓰자” 하면
“너 뜨거워서 싫어.”
— 네, 이제 온도 차이로 사랑이 식었어요.
그래도 한때는 불타올랐던 시절이 있었죠.
연애할 땐 문자만 와도 심장이 뛰었는데,
데이트만하고 집에오면 팬티가 흠뻑 젖어 있었는데.
이젠 톡 알림이 울리면
“택배 왔나?” 부터 확인합니다.
솔직히 가끔은 “나 여잔가?” 싶어요.
아침에 거울 보면
화장기 없는 얼굴보다
결혼 7년 차 표정이 더 피곤해 보이거든요.
근데 또 남편은 나름 다정합니다.
“오늘 피곤하지?”
“그래, 푹 자.”
이게 끝이에요.
아… 진짜 푹 자라는 뜻이었구나
가끔 친구들이 “너네는 부부싸움 안 해서 좋겠다~” 하길래
나도 웃으며 대답하죠.
“응, 싸울 기회도 없어.
대화가 없거든.”
요즘은 진짜 ‘부부’가 아니라 ‘하우스메이트’ 같아요.
같이 살고, 같이 청소하고, 같이 애 키우는데
감정선은 완전 따로 놀아요.
웃긴 건 말이지,
어쩌다 TV에서 연애 프로그램 보면
남편이 딱 한마디 해요.
“쟤네는 방송이라 저러는 거야.”
…그래, 우리도 방송 찍자.
그럼 스킨십이라도 좀 하겠지
요즘 가을바람이 불어서 그런가,
이상하게 마음이 허전합니다.
몸도, 마음도 다 차가워요.
이게 결혼생활의 현실이라면…
너무 무미건조하지 않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