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간의 연애.. 뭐가 정답일까요.
고민을 많이 하다가 두 개의 고민 중 하나를 써봅니다.
오죽 답답하면 난생 처음 인터넷게시판에 제 얘길 써보네요.
저는 40대 초반의 여자고요.
남친과 6년째 동거 중이에요..
동거는 지금 남친과 처음인데 아직까지도 같이 살면서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이제 혼자 살라고 하면 불편한 점이 많을 정도로 성격, 식성, 성향 모든 것이 잘 맞아요.
6년간 한결같이 저를 아껴주고 변함없는 사람이에요.
다시 누군가를 만나도 이런 남자는 못 만나지 않을까 싶어요.
현재 혼인신고만 안 했지, 사실상 가족들하고도 친밀하고 사위나 마찬가지인 상태에요.
저는 결혼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지만 만약 하게 되면 이 사람과 하겠구나 생각했어요.
이런 제가 최근 비혼주의에 가까워진 이유는 남친의 경제력이 가장 컸어요.
사람은 너무 좋은데 저를 처음 만났을 때에도 경제력(모아놓은 돈)이 바닥이었어요.
그땐 이번 생에 결혼은 없구나 했었죠.ㅎ
그런데 요즘은 다른 이유의 고민이 더 커져버렸습니다.
돈이야 늦었지만 차근차근 모으면 되죠.
한마디로 말하면 저희는 섹스리스 연인입니다.
원래도 남친은 성욕이 많은 편은 아니었어요.
연애 초반에는 한 달에 3~4번 하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 했어요.
누굴 만나도 그런 적이 없었거든요.
그땐 제가 30대였고 남친이 40대였어서 40대 남자는 원래 이런가 보다 했어요.
그리고 횟수는 조금씩 더 줄어갔고 이젠 아예 리스가 되어버렸네요.
가끔 여행을 가거나 모텔에 묵게 될 때가 있잖아요?
그냥 잠만 잡니다.
기념일, 크리스마스 뭐 이런 날도 마찬가지고 그냥 술만 마셔요.ㅎ
더 문제는 저도 노력을 하고 싶지 않은 게 남친과 하는 게 재미있지가 않아요.
1분도 못 가서 끝나버리니 전 이제 막 달아올랐는데 너무 허무하고 강제로 진정시켜야 하는 게 힘들어요.
관계 중 느낌도 지금 하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애매해요...
저는 원래 자위를 즐기는 편이 아니에요.
왠지 수치심이 들어 꺼려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습관적으로 하는 저를 보면 비참한 생각도 들고, 난 남자도 있는데 왜 이러고 있나 생각이 들어요.
지금 리스인건 그렇다 쳐도 이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면 평생 잠자리를 포기해야 하는데 그게 너무 막막해요.
물론 제 나름 노력도 했습니다.
대화도 시도해보고 병원 가서 검사 한번 받아보자고.
내가 무작정 강요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 개선하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돕고 싶다고...
앞으로 더 좋은 우리 관계를 위해 노력해보지 않겠냐고 말했어요.
알았다고 했지만 그 후로 아무 노력도 하질 않네요.ㅎ
더 이상 말 안 합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계속 강요하면 스트레스일 뿐이고 사실 본인은 심각성을 몰라요.
옛날에도 성욕이 좀 없는 편이었냐 물으면 자기는 성욕이 있는데 왜 없다고 하냐고 억울해 해요.
다만 본인이 20대 팔팔한 나이도 아니고 업무스트레스가 다른 사람보다 커서 그런거라고 하는데 말이 안 되는 소리고요.
모든 체력을 술 먹는 데만 쓰니 남은 체력이 없죠.
그렇다 보니 둘 사이에 유일한 스킨십은 걸을 때 손잡는 거, 출근할 때 가벼운 뽀뽀정도예요.
요약하자면,
성격적인 부분과 사람으로만 따졌을 때 이만한 사람 없다 싶을 만큼 너무 좋은 사람이에요.
대신 앞으로 섹스리스로 살아야 한다면... 제가 계속 이 사람을 만나는 게 맞을까요?
아니라도 해도 너무 고마운 사람이기에 상처 주고 싶지가 않아요...
그리고 혹시 이 사람 놓치고 나면 후회할 날이 올까 봐 두렵기도 해요.
인생의 선배님들과 경험자분들 진심 어린 조언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