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부부.... 애써 안다고.. 다 안다고 말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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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부부.... 애써 안다고.. 다 안다고 말하지 마라..

낭만파 10 227 1 0


 - 초등학교 때...  주머니에 오백원이 있으면 ... 학교 앞에서 망설이는 경우가 참 많았다.. 

   먹고싶은것도 많고 갖고 싶은것도 많아서 무얼 먼저 해야할지 모르는 망설임... 

   뽑기도 한번 보고.. .띄기도 한번 보고.. 문방구도 한번보고.. 아이스크림 통도 한번 보고.. 

   그러다 어느 날 친척에게 받은 만원을 주머니에 넣고 학교앞을 나섰는데.. 

   단 하나도 먹고 싶지 않았다.... 언제든 먹을 수 있고 가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많은게 충족되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 좀 커서.. 

   노가다를 하며 전국을 전전하고 돌아다니던 이십대.. 

   한 방에 다섯명씩 꽉꽉끼어 잠을 자던 모텔에.... 

   대머리가 훌떡 벗겨진 냄새나게 생긴 아저씨가... 그 당시 내 또래로 보이는.. 작고 어린 여자아이를.. 안고.. 계단을 오르는 모습과 마주쳤다.. 

   잠시 후 모텔 앞 편의점에 앉아 소주를 마시고 있는데.. 그 여자아이가 모텔에서 나와 한참을 서성이는 모습..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부럽다는 생각이 아니라... '우리의 젊은은 왜 이렇게 소비되어야 하는가?' 같은 생각... 

   몇년이 지나서도 그 기억이 잊혀지지 않았고

   어느 때인가.. '돈을 많이 벌어서 어리고 예쁜여자랑 많이 놀아볼테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냥 내 혼자 용돈처럼 쓸 수 있는 돈이 몇천쯤 통장에 나뒹굴 때가 되어 보니.. .그 따위것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언제든 맘만먹으면 더 어리고, 더 예쁘고, 더... .괜찮은 아이들도 얼마든지 안아볼 수 있다는걸 알게되니.. 욕심이 사라지더라.. 

    (줸장.. 지금 다시 돈이 없이 쪼달리는 삶을 살다보니... 씨발... 그 때 해볼껄.. 싶은 생각이 또 든다.. ㅠㅠ 이게 인생. ㅠㅠ )


 - 찌질하고 못났던 어린시절.. 

   혼자 좋다고 쫒다다닌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그땐 그게 정말 좋았던 건 줄 알았지...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냥 외로웠던 거더라.. )

   시간이 지나고 보니.. 좋은 사람은 아니었더라.. 

   그 친구는 나를... 남주긴 아깝고 내갖긴 싫은.. 정도로 취급을 했던 것 같은데.. 

   혼자.. 복수의 칼날을 갈은적이 많았다... 내가 반드시 성공해서.. 멋진 사람이 되어서.... 네 앞에 나타나.. 나를 놓친걸 후회하게 할거다.. 

   그런데.. 

   내가.. 좀.. 성장하고 나니까.. 그따위 복수는 안중에도 없더라.. 

   내 색시가 더 예쁘고.. 더 어리고.. 더 돈많고.. 백만가지중 하나도 빠지는게 없는데.. 

   자랑하고 싶지 않고 알리고 싶지도 안더라.. 

   그냥..... 

   그 때의 그 아이는..... 안중에도 없더라.... 

   


 - 섹스리스는.... 

   두 사람 모두가.. 그런게 관심이 없고 괜찮다면 정말 문제가 안되겠지만.. 

   한 사람의 희생을 바탕으로 살아가고 있다면....  한사람의 고통을.... 고민을... 차마 공감한다고 말할 수 없는 마음을.. 

   쉽게 안다고 하지말자... 

   손가락이 부러진 사람은.. 옆 사람 팔이 잘려나가도.. 내 손가락이 더 아픈 법이다.. 

   응급실에 옆 침대에서 CPR을 하면서 사람의 생사를 넘나드는데.... 술취한 환자가 자기 어지럽다고 두통약 안주냐고 소리치며 쌍욕을 하는걸 

   본 적이 있었다..... 그게 사람이다.. 어설피 공감한다고 하지말.. 


   언제든... 의무전이건 의무방어전이건... 할 수 있는 사람은.. 배고픔을 모른다.. 

   언제든....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은... 그 아픔을 모른다.. 

   언젠가.... 반드시 이혼하고 새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는 사람은... 절망을 모른다.. 

   그렇게.. 하루하루.. 쇠퇴해 가는 나를보며... 애써 미소 - 초등학교 때... 주머니에 오백원이 있으면 ... 학교 앞에서 망설이는 경우가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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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baramL 08.30 11:43  
사랑한다 그래서 맘대로도 못한다 궁극에는 사랑이 뭘까? 의 근원적  물음을 끝까지 고찰하다보면 뭔가 가물가물 잡히겠죠

Congratulation! You win the 3 Lucky Point!

44 08.30 11:51  
그래서 나 보러 왔구나 ~~ ^^ 알써알써 ㅋㅋㅋ
낭만이 홧팅해
mindagain 08.30 11:57  
애써 미소짓는 그 맘........................... 뭘까?
민듀다 08.30 12:41  
함부로 공감하지말고 동정하지도 마라는.. 뭐 그런 마음이겠죠? 
글 잘보고 있어요 ^^
지켜줄게 08.30 13:12  
댓글내용 확인
낭만파 08.30 15:00  
댓글내용 확인
오로라 08.30 18:46  
사람은...  절망을 모른다...
쉬는부부 08.31 23:02  
말 할수도 없고, 말해도 이해할 수 없는게 있어요 ㅜㅜ
정말 그 맘은 어무도 모르죠 ㅠㅠ
신비 09.02 14:05  
전 낭만파님 글이 좋아요 ^.^
뭔가 멋진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 그런데 한가지 모자라서.... 그 하나쯤 채워주고 위로해 주고 싶은 남자일 것 같아요. .ㅋ
그럴 수 없는게 너무 아쉽네요
44 09.02 15:16  
아 둘이 모야 비밀댓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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