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프 여친과 했었는데 이젠 말해도 될까?

    ㅇㅇㅇㅇ
    ㅁㅁㅇㄹㄴㅇ
S78675363e86146aeb8c007d09b6b0127d.jpg

베프 여친과 했었는데 이젠 말해도 될까?

익명 0 5 0 0

저에게는 고등학교 때부터 모든 걸 공유해 온, 가족보다 더 가까운 불알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는 2년째 만나고 있는, 저와도 아주 스스럼없이 친하게 지내던 여자친구가 있었죠. 셋이서 밥도 자주 먹고 술자리도 종종 가졌기에, 저에게 그녀는 그저 '내 친형제의 연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친구가 급한 지방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날이었습니다. 마침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더군요. 친구와 크게 싸웠는데 속상해서 술 한잔 받아줄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친구의 부탁도 있었고 평소 친했던 터라 별 의심 없이 약속 장소로 나갔습니다. 술이 한 잔 두 잔 들어가자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친구에게 쌓였던 서운함, 외로움, 그리고 권태기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냈습니다.

​위태롭게 흔들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토닥여주는데, 어느 순간부터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붉어진 눈빛, 그리고 내 위로의 손길이 닿았던 순간의 정적. 술기운이었을까요, 아니면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서로의 외로움이었을까요.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던 길, 차 안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숨 막히는 입맞춤이 시작되었고, 결국 그날 밤 우리는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친구에 대한 배신감과 죄책감보다, 그 순간 서로에게 미친 듯이 몰입했던 육체적 쾌감이 더 컸다는 사실이 저를 더 괴롭게 만들었습니다. 

늘 친구의 그늘 뒤에 가려져 있던 그녀의 진짜 매력을 알아버린 느낌이었죠.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밀려오는 그 지독한 현타와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우리는 서로 "어제 일은 없었던 일로 하자, 무덤까지 가져가자"며 서둘러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출장에서 돌아온 친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여전히 저를 믿고 의지하는데, 친구의 얼굴을 볼 때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그리고 더 미치겠는 건, 가끔 셋이 만나는 자리가 생기면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를 하면서도, 테이블 밑으로 스치는 그녀의 시선과 그날 밤의 뜨거웠던 기억이 자꾸만 되살아나 제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는 겁니다.

​우정 가득했던 셋의 관계는 이미 겉만 멀쩡한 껍데기가 되어버렸고, 제 안의 죄책감과 은밀한 자극은 매일 밤 저를 괴롭혔습니다. 



17년 전 일인데 친구는 다른 여자와 결혼했고, 아직도 가끔 만나 술 한잔하고 있는데... 이젠 그때 이야기를 하고 사과해도 괜찮을까요?


 

0 Comments

575470864d693085cfad18904ec8d6ac_1743476595_3157.gif

- 후원배너 모집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