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잠 못 이루는 동료분들께 위로의 잔을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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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잠 못 이루는 동료분들께 위로의 잔을 건넵니다

익명 0 5 0 0

거실 소파에 혼자 앉아 불 꺼진 집안을 가만히 둘러보는 밤입니다.

​큰아이는 훌쩍 커서 대학 캠퍼스로 떠나버렸고, 품 안의 자식 같던 둘째도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어 자기만의 세상과 학업에 푹 빠져 있네요. 아이들 뒷바라지에 정신없이 살 때는 집안이 늘 북적거리고 쉴 틈이 없었는데, 언제부터 이 집안의 공기가 이토록 조용하고 서늘해진 걸까요.

​반쯤 열린 안방 문틈으로 먼저 잠든 아내의 숨소리가 들려옵니다. 이십 대의 풋풋했던 우리가 만나 치열하게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어 올리는 동안, 우리는 어느새 사랑보다는 의리로, 부부라기보다는 아주 친밀한 '전우'로 변해버린 것 같습니다.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기도 어색해진 건조한 일상 속에서, 문득 '진짜 내 모습은 어디쯤 두고 왔을까' 하는 먹먹함이 밀려옵니다. 나는 누구의 아빠, 누구의 남편으로만 살다가 이대로 조용히 나이 들어가는 걸까 하는 두려움이 가슴을 치는 밤이네요.

​다들 겉으로는 단단한 어른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저처럼 길 잃은 소년, 소녀의 텅 빈 마음을 숨기고 살아가고 계신 거겠죠. 현실에서는 어디 가서 이런 철없는 푸념을 늘어놓겠습니까.

​그저 이 늦은 밤, 저와 비슷한 헛헛함을 안고 잠 못 이루는 하모이 동료분들이 계신다면 조용히 화면 너머로 위로의 잔을 부딪치고 싶습니다. 다들 오늘 하루도 당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내시느라,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혼자가 아니니 너무 깊은 우울에 빠지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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