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싸우는집이 희망은 있는거같아요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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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1 22:36
우리 집은 절간입니다. 말 한마디 안 한 지 3주째네요.
싸운 거 아닙니다. 그냥 할 말이 없어진 겁니다.
퇴근하고 도어락 누르는 소리가 나면, 집 안이 순식간에 긴장 상태가 됩니다.
저는 안방으로, 아내는 거실로. 철저하게 동선이 안 겹치게 피해 다닙니다.
필요한 말은 문자로 합니다.
"관리비 이체해."
"애 학원 늦는대."
육성으로 대화한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납니다.
차라리 접시 깨고 소리 지르며 싸우는 집은 애정이라도 남은 거라던데,
우리는 서로를 투명 인간 취급하며 서서히 말라 죽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 징글징글한 침묵... 언제쯤 끝날까요?
이혼 서류를 내밀어야만 입을 뗄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