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추운날이면 생각나는 기분좋은 추억
오늘처럼 살이 에일 듯 추운 날이면, 저는 문득 20대 초반 그 서툴렀던 겨울밤이 떠오릅니다.
가진 것 없던 대학생 시절,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이라곤 낡은 아버지 차를 몰고 나온 한강 둔치 주차장뿐이었습니다. 히터를 아무리 틀어도 창문 틈으로 찬 바람이 새어 들어오던 그 밤. 우리는 무엇이 그리 급했는지, 그 좁은 차 안에서 서로의 온기를 탐했습니다.
외부와의 차단을 위해 급하게 옷가지로 창문을 가렸지만, 이미 차창 가득 하얗게 낀 성에가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숨겨주고 있었죠.
모든 게 서툴렀습니다. 뒷좌석으로 넘어가는 그 짧은 순간도 엉성해서 머리를 부딪히며 웃음이 터졌고, 두꺼운 패딩 점퍼를 벗겨내는 손길은 긴장감에 덜덜 떨렸습니다. 차가운 시트 가죽의 감촉에 "차가워"라며 제 품으로 파고들던 그 사람의 살결은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습니다.
히터 소리만 웅웅거리던 적막 속에서, 서로의 거친 숨소리와 심장 뛰는 소리가 귀가 터질 듯 크게 들렸던 기억이 납니다. 좁고 불편한 공간이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난로가 되어주었던 그 시간. 그때 우리는 추위도, 불편함도 잊은 채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하나가 되었습니다.
일이 끝나고 난 뒤, 뿌옇게 흐려진 창문에 손가락으로 서로의 이름을 적으며 장난치던 그 사람의 미소. 그때 차 안에서 맡았던 겨울 냄새와 그 사람의 살 냄새가 오늘따라 유독 사무치게 그립네요.
지금은 아무리 좋은 호텔 침대에 누워도, 그때 그 좁은 차 안에서 느꼈던 그 순수한 떨림과 열기는 다시 느낄 수 없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