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때 끔찍한 일을 겪고 남자를 혐오하며 40대가 되었습니다. 이제와서 사무치게 후회되는 것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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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 끔찍한 일을 겪고 남자를 혐오하며 40대가 되었습니다. 이제와서 사무치게 후회되는 것이 있네요.

익명 9 79 1 0

마흔 줄에 접어든, 겉보기엔 그저 평범한 독신 여성입니다. 남들 다 가는 시집 왜 안 가냐, 눈이 높은 거 아니냐는 소리를 지겹도록 듣고 살지만, 사실 저는 남자를 만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제 인생은 10대 시절 그날 이후로 완전히 멈춰버렸거든요.

어린 시절, 동네에서 친오빠처럼 따르던 옆집 오빠와 제 친구 한 명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믿었던 사람들에게 유린당했던 그날의 공포는 제 영혼을 산산조각 냈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어리고 무서워서 신고는커녕 부모님께 말 한마디 못 했습니다. 그저 죄인처럼 숨죽여 울기만 했죠.

그 뒤로 저는 도망치듯 고향을 떠났습니다. 남자는 모두 짐승 같아 보였고, 세상 모든 사람이 저를 비웃는 것만 같아서요. 타지에서 정말 죽기 살기로 악착같이 살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문은 굳게 닫은 채였죠. 누군가 호감을 표해와도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소스라치게 놀라 도망쳤고, 그렇게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20대와 30대를 흘려보냈습니다.

그러다 건너건너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를 그렇게 만든 그 옆집 오빠라는 인간, 이십 대 초반에 오토바이를 타다가 큰 사고가 나서 하반신 불구가 되었다더군요. 그 친구 놈 소식은 끊겨서 알 수 없고요.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땐 인과응보라며 속이 시원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쁨보다는 허무함이 밀려오더군요.

이제 와서 40대가 되어 지난날을 돌아보니, 억울해서 미칠 것 같습니다. 그 인간들이 미워서가 아니라, 그 기억에 얽매여 스스로를 학대하며 허비해버린 제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요.

그 나쁜 놈은 천벌을 받았는데, 정작 피해자인 저는 왜 평생을 감옥 속에 갇혀 살았을까요. 신고를 못 한 것도 후회되지만, 그보다 더 후회되는 건 '그냥 잊고 보란 듯이 잘 살아볼걸' 하는 것입니다.

그깟 놈들 때문에 내 꽃다운 청춘을,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었던 그 수많은 기회를 다 날려버렸다는 게 너무 분하고 원통합니다. 트라우마라는 핑계로 제 인생을 방치한 건 결국 저 자신이었습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여보지만, 거울 속에 비친 지친 제 모습을 보면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부디 저처럼 과거의 상처를 끌어안고 오늘을 망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제발 그러지 마시라고... 당신의 삶은 그 상처보다 훨씬 소중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저는 이제라도 그 기억에서 탈출해 보려 합니다. 늦었지만 저를 위해 살아보려고요.

9 Comments
익명 01.09 18:07  
언니 안늦었어요
맘껏 해요 사랑
익명 01.10 04:00  
이 새벽에, 댓글 한 줄에 눈물이나네요
익명 01.10 08:36  
나쁜경험 해봤으니 이제 앞으로 좋은경험 go go 
다 울었으면 이제 웃어야죠 ^^ 이쁜사랑 하세요!!꼭
익명 01.10 10:13  
앞으로 더 좋은 나날을 글쓴이분을 위해 살아가시긴 바랍니다.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다 과거의 일로 잊어버리시고 현재를 행복하게요!
익명 01.10 10:31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늦어진다고 생각해요. 좋은 남자 금방 만날수 있을꺼에요
익명 01.10 13:36  
오십 넘어가니 죽기 전 주마등 속에서 후회 한 점 남기지 않는 게 목표가 되었음. 절대 안 늦었으니 남은 삶 충분히 즐기시길 바랍니다.
익명 01.10 20:37  
그때가 아니더라도 신고하셨어야죠..
지금은 너무 시간이 많이 흘렀다면, 차라리 당당하게 일어서 잘 살아내시길 응원합니다
익명 01.11 02:11  
이젠 괜찮아요~
힘내요~
이제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고 믿어요.
힘내시길 바라며, 항상 응원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
곧 눈부시게 아름답고 즐거운 날들이 펼쳐질 거예요.
그동안의 어려움을 딛고 더욱 빛나는 내일을 맞이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당신의 앞날에 행복만이 가득하기를 응원할게요.
익명 01.19 13:31  
얼마나 충격과 아픔이 크셨을까요..

하지만 그일은 본인의 잘못도 아니고..
그런 일을 겪었다고 남은 인생을 불행하게 살아야할 이유가 전혀 없어요.

아껴주고 사랑해줄 사람을 만나실 수 있을꺼에요.
마음을 여시고 아름다운 사랑 꼭 하시길 바랍니다.


이상형 보단
내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면 만나보자라는 마인드를 가지시면 좋은 만남을 이루실 수 있을 듯 해요.

평소 청소하시는 분들이나 경비원, 식당 종업원 등에게 무례히 굴지 않는 사람이라는 기준으로 상대방을 정해보시는 것도 좋구요. (개인적으로 남녀 관계 뿐 아니라 비지니스 파트너로도 이런 사람과 일하고자 하는 편입니다. 연애 할때는 별도 달도 따 줄 것 처럼 을이되어 잘하지만 연애가 깊어지거나 결혼을 하게 되면 갑을이 바뀌어서 평소 을의 입장에게 하는 태도가 파트너에게도 그대로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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