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 2층 사는 여자분과 실수를 했습니다.. 저 이사 가야 하나요? (결혼 11년 만의 내 집인데 미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디 털어놓을 곳도 없고 속은 타들어가서 익명을 빌려 글 씁니다. 욕먹을 각오 하고 있습니다. 제발 현실적인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저는 결혼 11년 차, 평범한 직장인이고 아이 둘 있습니다. 진짜 전세 살이 전전하다가 운 좋게 청약 당첨되어서 입주한 지 이제 2년 좀 넘은, 저에게는 목숨보다 소중한 아파트입니다. 와이프도 아이들도 이 집을 너무 좋아하고 저 역시 이 집 대출 갚는 낙으로 회사 다닙니다.
그런데 제가 미친 짓을 저질렀습니다. 자세한 경위는 구차해서 다 적진 않겠습니다만, 얼마 전 술김에 같은 동 2층에 사는 여성분(혼자 사십니다)과 딱 한 번 관계를 가졌습니다. 서로가 호감이 있었던 건지, 그날 분위기에 휩쓸린 건지... 정말 귀신에 홀린 것 같았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입니다. 그분과는 "없던 일로 하자, 실수였다"라고 문자로 마무리 짓긴 했는데, 같은 동이라는 게 이렇게 지옥 같을 줄 몰랐습니다.
퇴근하고 엘리베이터 탈 때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습니다. 저희 집이 고층이라 올라갈 때 2층을 지나가는데, 혹시라도 2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출까 봐 식은땀이 줄줄 납니다. 1층 현관에서 마주칠까 봐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제 모습이 너무 한심하고요.
더 미치겠는 건 와이프입니다. 와이프는 아무것도 모르고 동네 아줌마들이랑 잘 어울려 다닙니다. 혹시라도 오다가다 그 2층 여자랑 마주치진 않을지, 인사라도 트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피가 마릅니다. 주말에 분리수거하러 나가는 것도 무서워서 눈치만 보게 되네요.
이 집, 저랑 와이프가 10년 넘게 고생해서 겨우 장만했습니다. 취등록세, 인테리어 비용, 애들 학교 전학 문제까지... 현실적으로 이사가 쉬운 상황이 절대 아닙니다. 지금 집값도 좀 떨어진 상태라 팔고 나가면 손해도 막심하고요.
근데 심리적으로 제가 말라 죽을 것 같습니다. 그 2층 여자분 볼 때마다(아직 마주친 적은 없지만) 죄책감이랑 들킬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엄습해올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술 먹고 2층 여자가 저희 집에 찾아오거나 와이프한테 말이라도 걸까 봐 꿈에서도 가위가 눌립니다.
그냥 철판 깔고 "마주치면 모르는 사람이다" 세뇌하면서 사는 게 맞나요? 아니면 제가 저지른 죄값이니, 손해를 보더라도 가족들 보호를 위해 무리해서라도 이사를 추진하는 게 맞을까요? (와이프한테는 회사 발령 핑계라도 대야겠죠...)
한 번의 실수 때문에 11년 만에 얻은 보금자리를 떠나야 한다니 제가 너무 원망스럽고 죽고 싶습니다. 저 같은 경험 있으신 분 없겠지만... 남자분들 냉정하게 판단 좀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