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불타오르는데, 몸과 마음은 왜 이렇게 차갑게 식어가는 걸까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막상 사십대가 되고 보니 몸보다 마음에서 오는 변화가 더 당혹스럽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20대, 30대 때는 정말 사랑과 관계가 제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살았습니다. 눈만 마주쳐도 스파크가 튀었고, 밤을 지새우며 사랑을 나눠도 피곤한 줄 몰랐죠. 그때는 그 행위 자체가 주는 쾌락도 컸지만, 서로의 체온이 닿을 때 느껴지는 그 설렘과 긴장감이 저를 살아있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40대가 되고 나니, 거짓말처럼 그 모든 과정이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귀찮다’는 감정이 더 앞섭니다. 분위기를 잡고,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눕는 그 일련의 과정들이 마치 직장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 프로세스처럼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상대방의 작은 탄성에도 가슴이 뛰었는데, 이제는 ‘아, 빨리 끝내고 자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칩니다. 기계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적당히 연기를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때면 현타가 세게 오기도 합니다.
문제는 제 욕망입니다. 차라리 성욕 자체가 사라져서 부처님처럼 평온해진다면 고민도 안 할 겁니다. 그런데 머리는, 제 마음속 깊은 곳의 본능은 여전히 20대 시절처럼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길을 가다 매력적인 이성을 보면 시선이 가고, 야한 영화나 글을 보면 가슴이 뜁니다. ‘아, 나도 저렇게 미친 듯이 땀 흘리며 뒹굴고 싶다’, ‘머릿속이 하얗게 될 정도로 전율을 느끼고 싶다’는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합니다.
몸과 마음의 이 괴리감이 저를 너무 괴롭게 합니다.
아직 저는 더 즐기고 싶거든요. 남들이 말하는 ‘중년의 농익은 사랑’ 같은 걸 저도 해보고 싶습니다. 그냥 의무감에 하는 숙제 같은 관계 말고, 손끝만 닿아도 찌릿하고, 서로를 탐닉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그런 뜨거운 밤을 다시 한번 가져보고 싶습니다.
이게 단순히 파트너와의 익숙함 문제인지, 아니면 나이 듦에 따른 호르몬의 장난인지, 도파민 체계가 고장 난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새로운 자극을 찾아봐도 그때뿐이고, 끝나고 나면 밀려오는 공허함은 더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