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부관계, 횟수가 부족한 것도 아닌데 밖으로 도는 남편... 이거 성 중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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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부관계, 횟수가 부족한 것도 아닌데 밖으로 도는 남편... 이거 성 중독일까요?

익명 2 10 0 0

하모이닷컴 회원님들, 답답한 마음에 밤잠을 설치다 이곳에 글을 남겨봅니다. 어디 가서 말하기도 부끄러운 치부라 익명의 힘을 빌려 털어놓아요.

보통 부부관계 고민이라고 하면 섹스리스나 남편의 발기부전, 혹은 아내의 성욕 감퇴 같은 주제가 대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저희는 관계가 나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아니, 오히려 주변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희는 꽤 금슬이 좋은 편에 속한다고 믿었습니다. 결혼 연차가 쌓였지만 남편이 눈치를 주거나 원할 때면 저는 피곤해도 군말 없이 잠자리를 마련했고, 최대한 그를 만족시켜주려 노력했습니다. 사이가 좋을 때는 일주일에 서너 번, 아니 그 이상도 가졌으니까요. 몸이 힘들어도 남편이 원하니까, 부부 사이에 이게 중요한 거니까 하면서 저는 제 의무와 사랑을 다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저만의 착각이었나 봅니다.

남편의 이상한 패턴을 눈치챈 건 좀 되었습니다. 저희가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거나 냉전 상태가 되면, 남편은 꼭 밖으로 나가는 버릇이 있어요. 처음에는 그냥 화도 식히고 담배도 피우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남자들은 동굴이 필요하다고들 하잖아요. 그래서 내버려 뒀죠. 그런데 여자의 직감이라는 게 참 무섭더군요. 언젠가부터 그 외출이 단순히 바람을 쐬러 가는 게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싸우고 나서 기분이 안 좋을 때, 저 보란 듯이 나가서 밖에서 욕구를 해결하고 오는 것 같다는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기 시작했어요.

제가 그게 '그건' 줄 몰랐던 시절, 저는 바보같이 남편이 들어오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갔다 온 남편은 묘하게 차분해져 있거나, 저에게 더 이상 관계를 요구하지 않고 등을 돌리고 자버리곤 했죠. 그게 밖에서 이미 빼고 와서 그런 거였다니, 지금 생각하면 온몸에 소름이 돋고 배신감에 치가 떨립니다.

더 기가 막힌 건, 남편의 이런 행동이 우리가 관계를 자주 가질 때도 멈추지 않았다는 겁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희는 거의 이틀에 한 번, 많으면 매일도 관계를 했습니다. 집에서 그렇게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누고도, 남편은 회사 점심시간이나 퇴근 직후, 그 잠깐의 틈을 타서 또 밖으로 도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집에 오는 시간을 딱딱 맞춰보고, 카드 내역이나 동선을 유심히 살펴봤더니 점심시간에도 회사 밖으로 나가서 한참을 있다 오거나, 외근 핑계를 대고 엉뚱한 곳에 머무른 정황들이 보여요.

집에서 밥을 배불리 먹고 나갔는데, 나가자마자 또 다른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사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성 중독'인가요? 아니면 남자의 성욕이라는 게 원래 이렇게, 아내와의 관계와는 별개로 밖에서 배설하듯 풀어야 하는 또 다른 영역이 있는 건가요?

물증을 잡으려고 시도도 해봤습니다. 우연히 본 핸드폰 속의 의심스러운 문자, 출처가 불분명한 현금 인출이나 카드 사용 내역에 대해 물어보면 남편은 불같이 화를 냅니다. "사람을 의심하냐", "내가 밖에서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 줄 아냐", "그건 거래처 접대다"라며 오히려 저를 의부증 환자 취급하고 길길이 날뜁니다. 그렇게 강하게 나오니 증거가 없는 저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아시잖아요. 찔리는 게 없으면 그렇게까지 과민반응할 이유가 없다는 걸요. 화를 내며 상황을 모면하려는 그 태도가 저에게는 더 확실한 심증을 줍니다.

집에서 부부관계를 할 때도 찜찜함이 가시질 않습니다. 한동안 제가 먼저 하자고도 안 하고 좀 거리를 뒀더니, 이제는 본인이 안달이 나서 먼저 하자고 덤벼듭니다. 그런데 그 태도가... 예전처럼 사랑을 나누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급한 불 끄러 온 사람 같아요. 성의도 없어 보이고,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느낌. 그러다가도 또 틈만 나면 밖으로 나갈 기회를 엿보는 게 눈에 보입니다.

아무리 집에서 많이 해도, 아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중간중간 나가서 모르는 사람과, 혹은 돈을 주고서라도 풀고 와야 직성이 풀리는 건가요? 어쩔 수 없는 본능인 건가요, 아니면 병인 건가요?

제가 이상 성욕자를 남편으로 둔 건지, 아니면 대한민국 남자들이 다 이런 건데 제가 유난을 떠는 건지 이제는 판단력도 흐려집니다. 집에서의 관계는 관계대로 챙기고, 밖에서의 유흥은 유흥대로 즐기는 남편. 저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이 채워지지 않는 구멍 뚫린 독 같은 남편의 욕망을 제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두 눈으로 현장을 덮치지 않는 이상 저는 영원히 의심만 하는 히스테릭한 아내가 되어야겠죠. 차라리 "나 성 중독이라 치료가 필요해"라고 고백이라도 하면 병원이라도 데려갈 텐데, 끝까지 아니라고 잡아떼면서 뒤로는 호박씨 까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남자의 심리를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배가 부른데도 계속 음식을 탐하는 거식증 환자처럼, 집에서 매일 사랑을 나눠도 밖으로 도는 이 남자의 심리는 대체 뭘까요? 저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모른 척 눈감고 살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끝까지 파헤쳐서 끝을 봐야 하는 건지... 

2 Comments
익명 2시간전  
이혼하지 않고 고민만 하시는건 그게 득이 되는게 있으니까 참고 계신거 아닌가요?
익명 39분전  
진지하게 궁금한데 왜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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