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추억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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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대학 신입시절, 저는 자취방 로방에 부풀어 학교 정문에서 멀지않은 낡은 원룸에 둥지를 틀었어요. 작은 침대 하나 놓으면 꽉 차는 비좁은 공간이었지만, 저에겐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아지트였죠. 그리고 그곳에서 제 첫 캠퍼스커플 남친과의 추억이 시작되었습니다.
남친은 저보다 한 학번 위 선배였는데, 밥2 먹듯이 제 자취방에 드나들며 '이불밖은 위험해'를 실천하는 동지였어요. 우리는 세상 모든것을 자취방 안에서 해결하려는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시험기간에는 공부한다는 핑계로 서로의 전공책을 들고와서 제 좁은 방 책상에 나란히 앉아 밤샘 공부를 하기도 했죠. 물론 공부는 뒷전이었겠지만 그 어느때보다 행복한 기억이었습니다.
그 좁은 방은 저희에게 단순한 잠자리가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tv에서 재방으로 하는 '청춘'을 보면서 배두나 보다 섹시하게, 남친은 김래원보다 멋지게를 외치며 그들이 하는 모든 행위들을 따라한다며 그 작은 방에서 할 수 있는 모든것들을 해치웠던 것 같네요
지금생각하면 참 서툴고 어설펐던 시간이지만 지금도 가끔 그 좁은 자취방이 그립습니다.
사람은 추억을먹고사는게 맞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