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죄책감 사이에서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 9년 차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어디에도 털어놓을 수 없어 이곳에 글을 남겨요
남편과의 부부관계는 몇 년 전부터 거의 없어졌어요 처음엔 서로 바빠서, 피곤해서 그러려니 했어요.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스킨십조차 사라졌고, 이제는 그냥 ‘우린 원래 이런 사이’라고 체념하며 지내왔었죠 외로움이 쌓여도, 그저 감정을 무디게 만들며 살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학창 시절 한때 마음이 있었던 친구였지만,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멀어졌던 사람. 반갑게 인사하고, 몇 번의 연락을 주고받으며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날, 저는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고 말았습니다.
처음엔 그저 가벼운 식사 자리였어요. 편한 친구였고, 부담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였으니까요. 그런데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관심, 나를 여자로 봐주는 눈빛, 그리고 다정한 손길이 제 안에 묻어두었던 감정을 자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밤, 저는 남편에게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감정을 느꼈어요.
한순간의 열정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서두르지 않았고, 마치 오랫동안 원해왔던 사람처럼 저를 소중히 대해주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지칠 줄 모르고 저를 원하고, 탐하고, 애무해 주었어요. 단순한 육체적인 관계가 아니라, 정말 오랜만에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편과의 의무적인 관계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진정한 오르가즘을 느끼며,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걸 잊고 싶었죠 ㅠㅠ
하지만 그 행복함도 잠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밀려오는 죄책감과 혼란스러움이 저를 덮쳐버렸습니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이게 단순한 외로움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나는 이미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걸까?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데, 그와의 시간이 또다시 간절해지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남편을 떠날 용기는 없고, 그렇다고 지금의 감정을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분이 있다면 조언을 부탁드리고싶어요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