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어플에서 여신분들과 부킹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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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어플에서 여신분들과 부킹해봤습니다

남자는외로워 0 4 0 0

친구 놈이랑 골프 부킹 어플을 뒤적거리다가 마침 시간대도 좋고 티도 남았길래 2대2 조인을 잡았습니다. 프로필에 명랑 골프라고 적혀있어서 그냥 매너 좋은 분들이랑 공이나 치고 오자 싶었는데 클럽하우스 로비에서 만난 여성 두 분을 보고 친구랑 저랑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요즘 유행하는 비싼 골프웨어로 풀착장하고 나오셨는데 모델이 걸어오는 줄 알았습니다. 속으로 오늘 라운딩은 공이 문제가 아니라 사진이나 예쁘게 찍어드리고 기분 좋게 에스코트나 하다가 끝나고 술이나 한잔하자며 김칫국을 사발로 들이켰습니다.

​첫 홀 티박스에 올라갈 때까지만 해도 저는 제 드라이버 샷을 보여줄 생각에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습니다. 구력이 얼마 안 되셨으면 멀리건 넉넉히 드릴 테니 편하게 치시라고 너스레도 떨었죠. 그런데 티샷 준비를 하는 여성분의 루틴이 예사롭지 않더니 임팩트 순간 깡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공이 빨랫줄처럼 뻗어나가는데 제 비거리보다 20미터는 더 나가는 겁니다. 알고 보니 한 분은 아마추어 대회 입상 경력자고 다른 한 분도 싱글 치는 고수였습니다. 친구랑 저는 그때부터 멘탈이 나가서 오비 나고 해저드 빠지고 난리가 났는데 여성분들이 웃으면서 오빠들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며 레슨 아닌 레슨을 해주더군요.

​자존심은 좀 상했지만 분위기는 최고였습니다. 카트 타고 이동하면서 서로 나이도 비슷해서 말도 놓고 그늘집에서 막걸리에 순대까지 시켜 먹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었습니다. 라운딩 끝나고 나니 캐디피에 카트비는 물론이고 저녁 내기까지 져서 흑돼지에 소주까지 저희가 다 샀습니다. 지갑은 텅 비고 스코어카드는 엉망진창이었지만 돌아오는 차 안에서 친구랑 둘이 오늘 진짜 재밌었다며 실실 웃었습니다. 돈은 왕창 깨졌지만 오랜만에 남자들의 허세도 부려보고 꽉 막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라 다음에 또 만나기로했는데 지갑좀 채워둬야겠습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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