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있어도 쓸곳이 없고, 시간이 있어도 갈 곳이 없는게 사람을 초라하게 합니다
멋쟁이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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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요즘 문득 거울을 볼 때마다 제 자신이 참 불쌍하고 허무하게 느껴져서, 답답한 마음에 주절주절 적어봅니다.
전 평생을 살면서 가슴 찢어지게 아프거나, 혹은 미칠 듯이 뜨거웠던 '불타는 연애'를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하고 나이만 먹어버린 슬픈 중년 남자입니다. 제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면 짠내가 나서 헛웃음만 나오네요.
제 10대 시절은 그저 책상 앞이 전부였습니다. 학교와 학원에 목숨 걸며 눈코 뜰 새 없이 공부에만 청춘을 바쳤죠.
어른들이 늘 하시던 "대학 가면 살 빠지고 예쁜 여자친구 생긴다"는 그 흔한 거짓말을 철석같이 믿으면서요.
하지만 막상 대학에 가보니, 제게 캠퍼스 커플(CC) 같은 달콤한 낭만은 허락되지 않더군요.
20대 때는 처절하게 돈이 없었습니다. 주머니가 가벼우니 누군가를 만나 적극적으로 연애를 리드할 자신감도, 여력도 없었죠.
하루하루 숨 막히게 살아가기 바빴고, 인생 밑바닥을 기는 것처럼 닥치는 대로 일만 했는데도 이상하게 돈은 모이지 않았습니다.
청춘의 낭만은 제게 그저 사치일 뿐이었습니다.
어찌어찌 가정을 꾸리고 맞이한 30대...
이때는 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 완전히 증발해버린 시기였습니다.
평일엔 회사에서 살아남으려고 뼈 빠지게 노력했고, 주말엔 육아에 치여 녹초가 되었습니다.
안에서는 아내에게 점수를 따지 못하고, 밖에서는 회사 상사에게 점수를 따지 못하며 늘 겉도는 느낌이었어요.
매일이 전쟁같이 바쁘고 힘들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40대가 되고보니, 이제 마음 한구석에는 누군가를 만나 설레고 싶은 갈증이 미친 듯이 솟구치는데 그럴 '인연'이 아예 없습니다.
매일 똑같은 직장 동료들을 만나고, 다람쥐 쳇바퀴 도는 똑같은 일상만 반복될 뿐,
제 인생에 '새로움'이나 '설렘'이 비집고 들어올 기회조차 없네요.
참 아이러니하죠? 나이가 들고 이제야 제 삶에 약간의 여유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주머니에 돈이 있어도 딱히 쓸 데가 없고, 주말에 시간이 텅텅 비어도 같이 밥 한 끼 먹으며 웃고 떠들 만날 사람도, 갈 곳도 없습니다. 돈도 젊을 때 있어야 즐겁게 놀면서 쓰고, 밤새 놀아도 지치지 않는거라는걸 이제서야 느낍니다.
해외여행도 이제는 원하면 갈 수 있는데 가고 싶은곳도 없고, 보고 싶은 곳도 없네요.
이십 대, 삼십 대에 뜨겁게 사랑해 보고 미친 듯이 아파해봤던 분들이 요즘은 세상에서 제일 부럽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환갑이 되고 칠순이 되면, 지금을 되돌아 보면서 '그때 마지막으로 뭐라도 해볼껄'이라는 생각을 할까봐 조바심이 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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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