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썸과는 별개로 중소기업에서 봤던 역겨웠던 기억

    ㅇㅇㅇㅇ
    ㅁㅁㅇㄹㄴㅇ
S78675363e86146aeb8c007d09b6b0127d.jpg

회사 썸과는 별개로 중소기업에서 봤던 역겨웠던 기억

소설같은일생 1 4 0 0

몇해전의 기억입니다

영업직으로 십수 년을 구르다 보면 참 별의별 인간군상을 다 보게 되지만, 정기적으로 미팅을 들어가는 한 중소기업 거래처에 방문할 때마다 속에서 신물이 넘어왔습니다. 그 회사 대표는 50대 중반의 유부남인데,  20대 중반의 앳된 신입 여직원이 입사한 뒤로 그곳의 공기가 아주 역겹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가 신입 여직원을 대하는 태도는 누가 봐도 다분히 의도적이고 끈적했습니다. 업무 지시를 핑계로 굳이 자기 방으로 불러들여 한참을 놔주지 않는 건 예사고, 복도나 탕비실에서 마주칠 때면 딸 같아서 그런다며 격려를 빙자해 어깨나 팔뚝을 은근슬쩍 주무르기 일쑤입니다. 거래처인 저까지 껴있던 지난번 저녁 회식 자리에서는 그 역겨움이 극에 달했습니다. 대표는 당연하다는 듯 자기 옆자리에 그 여직원을 앉히고는, 우리 회사 꽃비서라며 억지로 술을 따르게 하고 러브샷까지 강요하더군요.

가장 마음이 무거웠던 건,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그 신입 직원의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빛을 제가 너무나 선명하게 봤다는 겁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어린 초년생이, 자기 목줄을 쥐고 있는 하늘 같은 회사 대표의 질척거림을 무슨 수로 단칼에 쳐낼 수 있겠습니까. 어색하게 웃으며 슬쩍슬쩍 몸을 빼보지만, 늙은 수컷의 알량한 권력욕은 그걸 그저 수줍음쯤으로 착각하는 듯 더 득의양양하게 선을 넘나들었습니다.

그 더러운 촌극을 눈앞에서 뻔히 지켜보면서도, 저는 단 한 번도 나서서 방패막이가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 그 대표의 결재 사인 하나에 이번 달 실적과 우리 식구들 밥줄이 걸려 있는 철저한 을의 입장이니까요. 혹시라도 제가 주제넘게 나섰다가 심기를 거슬러 거래라도 끊기면 어쩌나 하는 비겁한 계산이 먼저 머리를 스쳤습니다. 그저 못 본 척 애써 시선을 돌리고, 심지어 분위기를 맞추느라 허허 웃어주기까지 했던 제 모습이 회사 문을 나서는 순간 너무나 짐승처럼 혐오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가슴에 돌덩이를 얹은 것 같은 이 비겁하고 더러운 죄책감을 밥벌이라는 거대한 폭력 앞에서 정의를 외면하고 나만 비겁해진 것 같아 괴로웠습니다

회사에서의 썸 이야기를 보다보니 더러웠던 기억이 나서 적어봤습니다

1 Comments
44 2시간전  
요즘은 잘도 신고하던걸요

575470864d693085cfad18904ec8d6ac_1743476595_3157.gif

- 후원배너 모집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