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식탁에 혼자 앉아 남은 소주를 마시며 드는 생각들
멋쟁이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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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거실 시계가 새벽 1시를 넘어가는 걸 보고 조용히 냉장고에서 먹다 남은 소주 반 병을 꺼내왔습니다. 안방 문 너머로는 식구들이 세상모르고 곤히 잠들어 있는 숨소리만 들리네요. 낮에는 회사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서 그렇게 피곤했는데, 이상하게 이 고요한 시간만 되면 잠은 다 달아나고 온갖 잡생각이 꼬리를 뭅니다.
예전에는 베개에 머리만 대면 기절하듯 잤거든요.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면서부터는 이유 없이 새벽에 눈이 떠지거나 뒤척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통장에 찍히는 월급은 각종 대출 이자와 생활비, 교육비로 스쳐 지나가기 바쁘고,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가족들 건사하는 게 당연해진 삶. 묵묵히 견뎌야 하는 어른의 무게라고 다짐하면서도, 가끔 이렇게 철저히 혼자가 되는 새벽이면 내 인생은 지금 어디쯤 흘러가고 있나 싶어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것처럼 시려옵니다.
어디 가서 힘들다고 투정 부릴 나이도 지났고, 십년지기 친구들 단톡방에 새벽 감성 글을 남기자니 주책맞아 보일까 봐 카톡 창에 글을 썼다 지웠다만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내 찌질하고 헛헛한 속마음을 포장 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하모이닷컴이 생각나 조용히 접속해 보았습니다. 각자의 삶의 무게를 견디며 익명으로 글을 남기는 분들이 꽤 많이 보이네요.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분들의 사연인데도 꼭 내 이야기 같아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고, 덤덤하게 남겨진 위로의 댓글들에 묘한 안도감을 얻습니다. 내일 또 출근 지옥을 견디려면 억지로라도 눈을 붙여야겠지만, 남은 소주 한 잔 털어 넣고 조금만 더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읽다가 자야겠습니다. 이 새벽, 저처럼 잠 못 들고 뒤척이는 하모이 회원님들 모두 오늘 하루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