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기어코 두쫀쿠 매장 차린 남편, 저 이제 어쩌면 좋을까요
사라진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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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남편이 지난 1월에 제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대학가 근처에 두바이 쫀득 쿠키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작년부터 릴스랑 쇼츠에 도배되는 거 보더니, 자기가 보기에 이건 무조건 대박 날 아이템이라면서 모아둔 돈에 마이너스 통장까지 영끌해서 가게를 차렸어요.
제가 요즘 디저트 유행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는데 탕후루 꼴 나는 거 아니냐고 그렇게 뜯어말렸거든요. 근데 남들은 줄 서서 먹고 난리라며 제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더라고요. 비싼 돈 주고 피스타치오랑 카다이프 잔뜩 들여오고 인테리어까지 싹 새로 해서 야심 차게 문을 열었습니다.
오픈 첫 주에는 호기심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남편도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었죠. 거봐라 내 촉이 맞지 않냐면서 큰소리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딱 한 달 조금 지난 지금 상황이 진짜 참담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인스타에 인증 사진 한 번 찍어 올리고 나면 두 번은 안 사 먹더라고요. 유행 빠지는 속도가 진짜 무서울 정도입니다. 하루 종일 파리만 날리는데 알바생 인건비랑 재료비 감당하기도 벅찬 상황이에요.
어제 퇴근하고 가게에 들러봤더니 남편이 텅 빈 매장 의자에 멍하니 앉아있는데, 한 대 쥐어박고 싶으면서도 가장으로서 축 처진 어깨를 보니 한편으로는 또 짠하고 가슴이 답답하더라고요. 속으로는 거봐 내 그럴 줄 알았다고 소리치고 엎어버리고 싶은데 꾹 참았습니다.
당장 다음 달부터 대출 이자에 비싼 월세 낼 생각 하면 눈앞이 깜깜합니다. 지금이라도 손절하고 보증금이라도 건질 수 있을 때 당장 가게 내놓으라고 독하게 마음먹고 난리를 쳐야 할지, 아니면 다른 커피나 디저트 메뉴라도 추가해서 어떻게든 버텨보라고 다독여야 할지 아내로서 도무지 판단이 안 섭니다.
이런 유행 타는 디저트 가게 하다가 맘고생 해보신 분들 계신가요. 남편 기 안 죽이면서 뼈 때리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려면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지혜를 좀 빌려주세요. 속이 타들어 가서 밤에 잠이 안 옵니다.









끝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