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강릉 겨울바다 앞에서 읽은 충격적인 글... 그리고 초라한 내 40대.
푸른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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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21:22
창밖으로 보이는 강릉 바다는 오늘도 참 무심하게 예쁘네요.
남들은 바다가 보이는 곳에 산다고 부러워하지만, 정작 사는 사람은 그 감흥도 잠시뿐인 것 같아요. 매일 술 마시고 속 썩이는 남편 뒷바라지에, 다람쥐 쳇바퀴 돌듯 흘러가는 40대의 하루하루가... 오늘은 유독 더 무미건조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집니다.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을 뒤적이다가 우연히 어떤 아가씨가 쓴 글을 봤어요.
솔직히 처음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세상에 정말 이런 일이 가능해?' 싶기도 하고, 같은 여자로서 걱정도 되고, 조금은 거부감이 들기도 했고요.
그런데 그 글을 다 읽고 멍하니 파도를 보고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렇게 불꽃처럼, 어찌 보면 막장처럼 보일지라도 무언가 강렬한 경험을 하고 사는 저 젊음과,
아무런 사건 사고도 없지만, 아무런 재미도 설렘도 없이 말라비틀어진 낙엽처럼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
비록 그 아가씨의 경험이 칭찬받을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나이엔 온몸으로 부딪히고 깨져볼 에너지가 있다는 게... 아주 조금은, 정말 아주 조금은 부럽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나는 왜 젊었을 때 너무 재고 따지며 겁만 먹고 살았나 싶어서요. 내 삶이 참 초라해 보이네요.
지나고 보니 그렇더라고요.
젊음이란 건 무모해 보여도 도전하고, 하고 싶은 건 미친 척 다 해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어차피 시간 지나 늙으면 '해본 것'에 대한 후회보다 '못 해본 것'에 대한 후회가 뼈에 사무치니까요.
글쓴이님.
같은 여자로서, 그리고 인생을 좀 더 산 언니로서... 님이 겪은 그 일이 결코 자랑스럽거나 좋아 보이지는 않아요. 솔직히 말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큽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고 지나간 시간이잖아요.
스스로를 갉아먹거나 그 기억에 매몰되지 말고, 그냥 '치기 어렸던 한때의 경험'으로 깊이 묻어두셨으면 해요. 님은 아직 젊잖아요. 그 에너지를 이제는 본인을 빛나게 하는 데 쓰면서, 앞으로의 삶은 누구보다 멋지고 당당하게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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