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더 외로워져야하는 기구한 운명인건가?
남자는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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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결혼한 지 8년.
아이 하나.
혼전 임신으로 결혼하였지만 그 이후로는 섹스리스
아내와는 각방을 쓴다.
처음엔 잠버릇이 달라서 그랬다.
나는 안고 자는 걸 좋아하고,
아내는 온도가 맞지 않는다며 떨어져 자길 원했다.
그때는 그냥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이렇게 멀어질 일인 줄은 몰랐다.
새벽에 불쑥 찾아가면 쫒겨나기 일쑤였다.
요즘은 밤마다 너무 조용하다.
옆자리가 비어 있는 침대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훨씬 차갑다.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랑하면서 따뜻하게 안고 자고 싶은 게
그렇게 큰 욕심일까?
살다 보면 다툴 일도 있고,
서로 예민해질 때도 있다.
그럴수록 같이 자야 하는 게 아닐까.
서로의 숨소리라도 들려야 마음이 누그러지는데,
각방을 쓰다 보니, 이제는 그냥 외면하게 된다.
하루하루 나이만 들어간다.
이 좋은 시간,
이 아까운 젊음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결혼은 왜 하는 걸까.
서로 사랑해서, 함께 살려고 하는 게 아니던가.
누군가에게 결혼은
그저 ‘적당히 괜찮은 사람과 평범하게 사는 방편’일 뿐인 걸까.
나는 여전히 누군가를 안고 자고 싶다.
같은 온도, 같은 이불 속에서
서로의 체온으로 하루를 끝내고 싶다.
하지만 내 옆엔 아무도 없다.
아내는 아이 방에서 자고,
나는 그냥 혼자 누워 천장을 본다.
가을바람이 불고,
밤공기가 서늘해질수록 외로움이 더 깊어진다.
이혼하고 싶다.
그런데, 정말 이혼할 수 있을까.
아이는 아직 어리고,
내 마음은 여전히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
아니 사랑인지 몸이 그리운건지도 이젠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불 꺼진 방 안에서
그냥 조용히 이불을 끌어안고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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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