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넘어도 혼자라면 우리둘이 결혼하자던 그녀와의 잊지못할 하룻밤
소설같은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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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전
대학 시절,
늘 내 옆에 있던 여자 사람이 있었다.
커피 향에 묻어나는 웃음소리,
가끔은 장난처럼 툭 던지는 말들.
그런 사소한 것들이 자꾸 마음에 남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울며 내게 찾아왔다.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울다 지친 얼굴로 내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나… 너 같은 남자를 만났어야 했는데.”
그 말이 그날 밤 내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하지만 우린 친구였다. 그 이상 다가갈 수 없었고
친구라는 자리조차 놓을 수 없었다.
그렇개 나는 가슴졸이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시간은 흘렀고,
서른이 넘은 어느 봄날,
문득 그 약속이 떠올랐다.
“야, 우리 서른 넘어서도 서로 야인이면 결혼하자.”
장난처럼 했던 말.
그게 그렇게 오래 남을 줄 몰랐다.
그리고,
진짜로 그녀를 다시 만났다.
봄이었다.
벚꽃이 피고,
그녀는 여전히 커피 향 같았다.
그날 우린,
오래 묵은 말들을 술에 녹였다.
서로의 눈빛이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하룻밤을 함께했다.
아침 햇살이 커튼 사이로 스며들 때,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그 약속, 이제 이걸로 끝내자.”
그리고 웃었다.
그 미소는 슬프고도 예뻤다.
그녀는 그렇게 떠났고,
나는 그 봄 이후로 매년 벚꽃이 피면
그날의 향기와 눈빛이 떠오른다.
사랑이라 말하지 못했던 사랑.
그게 우리였다.









연애가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