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나잇녀와 황홀했던 3일의 기억

그날은 그냥 친구 따라간 클럽이었다.
오랜만에 음악에 몸을 맡기며 아무 생각 없이 흔들고 싶었다.
술기운에 어깨가 가벼워지고, 사람들의 웃음과 불빛이 한데 섞여 있었다.
그때, 그녀가 나타났다.
짧은 눈맞춤이 전부였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
대화 몇 마디가 오갔고, 그 짧은 순간에 우린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편했다.
그날 밤 부터 3일간을 밤낮으로 우린 함께였다.
서로에게 이름보다 온기가 먼저 다가왔다.
평생을 굶주린 사람처럼 쉬지않고 섹스를 했고
3일간 우리는 밥먹고 쉬고 섹스하고를 반복했다
너무도 황홀한, 시간이 멈춘 듯한 3일이었다.
세상이 좁아지고, 오직 그녀만 보였다.
그 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 평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셋째 날 아침,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 뜬 이이름 '콩깍지 ❤️'
그녀는 순간 멈칫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미안해… 나, 사실 남친이 있어.”
그 말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눈엔 진심이 담겨 있었고, 나의 눈엔 그 진심이 너무 늦게 보였다.
그녀는 떠났고, 방 안엔 3일간 흩뿌린 그녀의 향기만 남았다.
창문으로 들어온 햇살이 참 잔인하게 느껴졌다.
그 이후로 두번다시 그녀를 만날 수 없었다.
서로의 잘못이 아니었고, 그저 짧고 강렬한 계절 같은 인연이었다.
지금도 가끔 그때를 떠올린다.
사람을 만난다는 건, 때로는 이렇게
짧고 깊게, 그리고 아프게 지나가는 일이라는 걸
그녀가 내게 가르쳐줬다.
내 기억속에 3일이라는 큰 선물을 남기고간 천사같은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