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소중한 사람이었으면 참 좋았겠다.’
누구보다 아껴주고, 진심으로 바라봐 주고, 이유 없이 감싸주고, 그렇게 애틋하게 여겨지는 존재.
그런 사람이 되어본 적이 있었나, 그랬던 순간이 있었나... 오늘따라 자꾸 되뇌게 돼요.

사실, 저도 한때는 참 예뻤어요. 겉모습만이 아니라, 마음도요.
사랑에 설레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믿고, 나도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당당하게 느끼던 시절이 분명 있었죠.
근데 너무 쉽게 사람을 만났어요.
너무 몰랐고, 너무 어렸고, 그래서 ‘좋은 사람’을 고르지 못했어요.
그냥 그때 그 순간에 다가온 사람을, 인연인 줄 알고 붙잡았어요.

그게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였던 것 같아요.
상처를 받고, 후회가 밀려들고,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하나씩 생겨나면서…
악몽 같았던 시간들이 현실이 되어버렸거든요.
지금 돌이켜보면, 왜 그렇게까지 나를 몰아붙였는지 모르겠어요.
왜 그렇게까지 외롭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는지도…

시간이 좀 지나니까, 다들 말해요.
"지금도 늦지 않았어."
"너는 여전히 괜찮은 여자야."
"이제라도 너를 소중히 여기고, 가꿔가면서 더 좋은 인연을 만나봐."
그 말들이 고맙기도 한데요.
어쩔 땐 그게 더 마음을 무겁게 해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의 위로처럼 들릴 때가 있거든요.

내가 겪은 무게는, 내가 아는 외로움은, 그렇게 간단하게 말로 치유되지 않는데…
그래서 그냥 오늘은, 짜증이 났어요. 이유 없이.
별일 없었는데도 그냥 마음이 꺼끌하고, 억울하고, 속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했어요.

어쩌면 내가 나를 제일 안아주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누구보다 나를 아껴야 할 사람이 나였는데,
그 시절의 나는 나에게 너무 야박했어요.
"사랑받으려면 이렇게 해야 해."
"이 정도면 괜찮은 거야."
"다들 사는 게 그래."
그렇게 스스로를 다그쳤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정말로, 나도 한때는 빛나는 보석이었어요.
사랑스러운 말투로 사람을 웃게도 했고, 누군가의 하루를 반짝이게도 했고,
무모하지만 순수하게 사랑했던 시간도 있었어요.
그 시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겠지만,
그 시간들이 너무 그리운 오늘이에요.

여자가 꿈꾸는 사랑, 있잖아요.
무한한 이해와 따뜻한 눈길, 작은 것도 기억해주는 마음.
그런 걸 받아본 적이 있었던가…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젊었던 내 시절이, 그 예쁜 시절이 그런 것들 없이 지나갔다는 게요.

그래도 오늘 하루는 이렇게 쏟아내고 나면 조금 괜찮아질까요.
이 글을 누군가 읽어준다면, 누군가 “나도 그래” 하고 공감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여전히 나를 아끼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다는 것.
그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를 다시 빛나게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어보려 해요.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늦지 않았다고.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이 되기 전에,
내가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어보려고요.

오늘은 그냥 그런 날이네요
조금 서글프고, 조금 울컥하지만,
그래도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을 거라는 믿음으로.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해봅니다. 

짜증이 좀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