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앙리 루소의 생애와 작품은 서양미술사에서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특이합니다. 기존의 미술에 대한 혁명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지고 새로운 운동과 유파들이 탄생하던 19세기 말 20세기 초 파리에서 활동했으나, 그는 어떤 운동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그의 작품은 어떤 유파에도 속하지 않았습니다.
앙리 루소는 이전 시기의 아카데미 미술을 지향했으나, 기대와 달리 당대 전위 미술가들의 지원을 받았고, 20세기 미술가들에게 시대를 앞선 감수성을 지닌 작가로 평가되고 영향을 준 아이러니의 주인공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즐겨 그리던 풍경인 배가 떠 있는 센 강둑에 화가가 서 있습니다. 혹시라도 화가라는 것을 몰라볼 사람이 있을까 봐 턱수염, 베레모, 팔레트와 붓 등 화가의 소도구가 총동원 되었습니다. 팔레트에는 가지런히 짜 놓은 물감과 함께, 사별한 두 아내 '클레망스와 조세핀'이라는 글씨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