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대 남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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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대 남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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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대의 남자가 되었다

 

어린시절 맛있는 음식은 항상 아버지의 몫이었고, 치킨을 한마리 시켜도 아버지(친구와) 술안주를 하고 남은걸로 자식들이 조금씩 먹었다

생선이 반찬으로 올라와도 항상 아버지의 몫이었다.

이제는 모든 좋은건 아이들의 몫이다. 베스킨라빈스 하프갤런도 아빠의 몫은 없고 막대 아이스크림조차 아이들이 먼저다

맛있는 반찬은 아이들이 우선이고 아빠는 유통기간 지난 우유나 먹으라고 가져다 주는게 고작이 되어 버렸다

 

어린시절 엄마는 항상 아빠가 먼저였고 아빠가 우선이었는데, 내 아내는 항상 아이들이 우선이고 아이들이 먼저다

아이들이 집에 있으니 부부관계를 할 수 없고,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자고 싶다고 해서 아내를 안고잘 수도 없다

 

아내와 싸움을 하고 집을 나왔더니 갈 곳이 없었다.  혼자 술을 마실수도 없었고 친구를 찾아갈 수도 없었다

차에 앉아서 핸드폰으로 영화를 보다가 새벽에 조용히 올라가 내방으로 들어와서 자는게 고작일 뿐

 

명절에 내집에 먼저가면 다음 명절에는 처가로 먼저 가야한다. 처음 시작은 양쪽 집에 머무르는 시간을 똑 같이 하자고 하여 

오케이를 하고 시작했었는데 이젠 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1시간이면 처가에서는 하루를 자고 오고 있다

나를 편하게 해주느라 아무도 방해를 하지 않고 편하게 쉴 수 있는데 뭐가 불만이냐고 하는데 그래도 불편하다

내집에서도 아내를 불편하게 하지 않고 무언가를 시키지 않는데…

 

친하게 만나서 어울리던  친구들은 모두 멀어지고 고향친구만 몇 남아있을 뿐이다

일년에 한번? 많으면 두번쯤 친구를 만나고 술을마시고 12시 전에 집에 들어오는데 아내는 눈초리를 준다

눈초리를 주지 않는 듯 하면서 눈초리를 준다

일년에 한두번, 친구를 만나는 것 조차 눈치를 봐야 하는걸까?

 

옷사는돈 아끼고 먹는돈 아끼고 쓰는돈 하나도 안쓰고 알뜰살뜰 생활하는데 그걸 가족들이 모두 알리가 없다

물론 내가 조금이라도 아껴서 아이들 용돈이라도 풍족하게 주고 싶은 욕심이었지만 삼각김밥으로 때우는 점심이 많아진다

 

나에게 생일은 별 의미도 없는 날이다 그냥 챙기는 것 자체가 부담이고 불편하니 그냥 넘어가도 좋다고 말했더니

생일날 미역국도 끓여주지 않아서 내가 조금 서운했던 모양이다 아내가 저녁에 미역국밥 컵밥을 만들어주며 늦어서 미안하다고 ..

생일따위 아무 의미없는 하루일 뿐이다

 

풍족하지 못해도 부족하지 않은 가정을 꾸리고 유지시키려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걸 누군가 알아줄 필요도 없는 거겠지.

와이프의 한 마디 ‘고생했어, 수고했어, 고마워’ 정도면 충분한 마음일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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