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결에 대한 강박을 가진 아내와 섹스리스..

아내는 청결에 대해서 약간 강박에 가까운 성격을 지닌 편입니다.
TV에서 서장훈을 보고서는 본인은 매우 이해가 간다고 표현하더군요.
얼마 전에 개그맨 오정태씨 아내의 케이스를 보면서 오히려 약간 공감하고 동질감을 느끼는???
물론 TV에 나온 이들과 같은 수준까지는 아닙니다....그리고 그런 부분이 가진 장점도 있습니다..
늘 집이 쾌적하고 깨끗한 상태가 유지되거든요...(물론 이를 위해 저도 동참해야하는 고단함은 포함입니다.)
문제는 이런 성격이다 보니 비위가 상당히 약하다는 겁니다.
애액, 체액이 묻는 등을 견디지 못하는 터라, 오럴을 해주는 것도, 심지어 받는 것도 사양하는 아내입니다.
부부관계시 애무에 제약이 많지요...(신혼 초를 제외하고는 애초에 아내가 저를 애무하는 과정 자체가 생략된 듯 합니다. 제가 애무를 하다가 아내가 준비되면 거사가 이뤄지는 형국..)
(제가 애무하는 것을 즐기고 아내가 흥분하는 걸 바라보면 저도 덩달아 흥분하는 스타일이기에, 아내가 저를 애무하는 단계가 생략된 것은 그럭저럭 견디며 넘어간 편입니다.)
애무하다가 아내가 준비되면(?) 혹은 애무 그만하라고 하면 저는 그제서야 콘돔을 찾고 준비를 하는데...
애무과정에서 이미 혼자 느끼셨는지...아내는 삽입 단계를 귀찮아할 때도 있지요..
얼르고 달래서 간신히 관계를 시작하면 (체력도 약하고 유연성도 떨어지는 편인데다가 후배위 등의 체위는 변태스럽다고 하여 한정적 체위로 사정을 마칩니다.)
사정을 한 듯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씻고 콘돔 정리하고...애들한테 안들키게 얼른 뒷정리를 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누웠던 침구의 커버 등을 바로 교체해야합니다. 애액 등이 묻었을 수 있기 때문에요..
애들 재운 후 늦은 새벽 이 번잡스런 과정을 거치자니...나중엔 그나마도 귀찮고 번거로워서 싫어지더군요..(관계를 원하지 않는 아내의 큰 그림??)
한번 관계 맺을 때 1회 사정이 끝이죠..후희가 이어지거나 한번 더 하는 건 애초에 성립이 안되는 프로세스...
집에서도 이런 정도니 부부관계를 위해서 여러 타인이 이용하는 모텔 등을 찾는 일은 상상도 못합니다.
아이들이 아주 어릴 적은 아이들 위해 워터파크 등 종종 갔지만 어느정도 아이들 크고 물놀이가 시시하게 느껴진 이후로는 사실 본인은 여러사람 들어가는 대중 풀이나 목욕탕 극혐이라고 하더라구요.
(아이들 때문에 꾹 참았던 듯..)
찜질방 등도 여러사람의 각질 등이 눈에 띄고 지저분해서 싫더라고 하더군요.
충분히 이런 부분은 이해는 갑니다. 그럴 수 있지요 사람마다 느끼는 민감도가 다르니까요..
문제는 그러다보니 앞서 말한 대로 부부관계를 위해 아이들 두고 모텔이라도 찾아보자
호텔이라도 가보자 라는 제안에 응하지 않는 다는 거고..
집에서는 아이들 때문에 늘 신경 쓰여서 집중이 안되고...
아내 입장에선 섹스는 그냥 피곤하고 번고롭고 수고스러운 숙제가 될 뿐이란 겁니다.
저는 신혼때 부터 육아와 가사는 함께 하는 거라 생각해온 사람이라...
가사의 많은 부분을 동참해서 해왔던 사람입니다.
두 아이의 이유식은 제가 퇴근 후 만들어서 냉동실에 소분해두었고,
결혼 17년차 지금도 주말엔 주로 제가 요리를 합니다.(요리를 곧잘 하는 편입니다.)
아내도 제가 아니었다면 일반적인 다른 가부장적인 남성과 결혼했다면 결혼이 과연 유지되었을지 의문이라며 고마워한다고 늘 이야기합니다.
분명 애정이 없는 것도 아니고 사랑은 합니다만 앞서 말한 이유?
거기에 아내는 성적인 친밀감 보다는 함께 소소하게 나누는 대화, 챙겨주고 섬겨주는 행위들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더 익숙한 사람이지요.
희안하게 섹스에 대해서만은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는지...영 꺼려하는 편입니다.
17년의 결혼생활 동안 대화도 많이 시도해 봤지만 그 주제 만큼은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냥 기다려주면 자연스레 마음이 열릴텐데 강요하고 압박하면 마음이 닫힌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기다려 보면....제가 느끼기엔 아내는 마음이 열리는 게 아니라..
그냥 안하고 지내는 그 상태를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느끼는 듯 합니다.
부부간에 성관계를 해야겠다. 성적 친밀감을 높여야겠다는 의지나 노력이 1도 보이지 않습니다.
환경이나 조건이 이러면 어떻게 개선을 하거나 방법을 찾아보려는 노력이 없고..
그런 방법론 적인 부분을 제시하거나 제안하면 '섹스를 해달라'는 요구나 강요로 느껴서 또 불편해합니다.
부부상담 전문가를 찾아보자는 제안도 거부하며 필요하면 저 혼자 가보라더군요..
방어기재가 크게 작동하는 거 같습니다. 아마 전문가 상담 마저도 자신의 리듬이 아니라 제 요구에 자신을 맞추기 위한 방법으로 받아들이기 때문 인 거 같습니다.
오래도 참았고 이제는 거의 아내와 섹스리스를 벗어나거나 아내와의 성적 친밀감이 회복 되는 일 따위는 기대하지 않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분명 아내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아내도 저를 사랑한다는 건 알고 있는데,
아내의 사랑은 뭔가 성적 친밀감이 빠진 소꿉 장난 같은 유아적 사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를 '고마운 사람' '소중한 사람'으로 여기며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감의 배우자로 여기기는 하는데,
성적 친밀감을 가지고 싶은 사람으로는 여기지 않는 듯 합니다.
'섹스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사람'인 거죠..
운동을 해봐라, 건전한 취미를 가져봐라라고 하는데, 저는 그저 답답하기만 하네요.
지난 주는 고민고민해서 편지를 길게 써서 건넸습니다.
글로 써야 표현이 정제되어 상처를 주거나 아내를 비난하는 것으로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요..
글을 고치고 또 고치고.. ai에게 검수까지 받아가며 최대한 아내를 배려하는 입장으로 편지를 썼는데..
아내는 그마저도 그저 '결론은 섹스 해달라'는 거 아니냐...부담 스럽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사실 지난 주 편지에 대한 그 반응을 보고선...아내에게 부부관계의 회복을 바라는 마음이 싸그리 사라진 기분입니다. 이제 아내에게 더이상 바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17년만에 뒤늦게 한거죠..
답답한 마음에 이런 저런 검색 끝에 이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냥 이렇게 속 이야기라도 풀어놓으면 좀 덜 답답할까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