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부부.... 애써 안다고.. 다 안다고 말하지 마라..
- 초등학교 때... 주머니에 오백원이 있으면 ... 학교 앞에서 망설이는 경우가 참 많았다..
먹고싶은것도 많고 갖고 싶은것도 많아서 무얼 먼저 해야할지 모르는 망설임...
뽑기도 한번 보고.. .띄기도 한번 보고.. 문방구도 한번보고.. 아이스크림 통도 한번 보고..
그러다 어느 날 친척에게 받은 만원을 주머니에 넣고 학교앞을 나섰는데..
단 하나도 먹고 싶지 않았다.... 언제든 먹을 수 있고 가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많은게 충족되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 좀 커서..
노가다를 하며 전국을 전전하고 돌아다니던 이십대..
한 방에 다섯명씩 꽉꽉끼어 잠을 자던 모텔에....
대머리가 훌떡 벗겨진 냄새나게 생긴 아저씨가... 그 당시 내 또래로 보이는.. 작고 어린 여자아이를.. 안고.. 계단을 오르는 모습과 마주쳤다..
잠시 후 모텔 앞 편의점에 앉아 소주를 마시고 있는데.. 그 여자아이가 모텔에서 나와 한참을 서성이는 모습..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부럽다는 생각이 아니라... '우리의 젊은은 왜 이렇게 소비되어야 하는가?' 같은 생각...
몇년이 지나서도 그 기억이 잊혀지지 않았고
어느 때인가.. '돈을 많이 벌어서 어리고 예쁜여자랑 많이 놀아볼테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냥 내 혼자 용돈처럼 쓸 수 있는 돈이 몇천쯤 통장에 나뒹굴 때가 되어 보니.. .그 따위것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언제든 맘만먹으면 더 어리고, 더 예쁘고, 더... .괜찮은 아이들도 얼마든지 안아볼 수 있다는걸 알게되니.. 욕심이 사라지더라..
(줸장.. 지금 다시 돈이 없이 쪼달리는 삶을 살다보니... 씨발... 그 때 해볼껄.. 싶은 생각이 또 든다.. ㅠㅠ 이게 인생. ㅠㅠ )
- 찌질하고 못났던 어린시절..
혼자 좋다고 쫒다다닌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그땐 그게 정말 좋았던 건 줄 알았지...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냥 외로웠던 거더라.. )
시간이 지나고 보니.. 좋은 사람은 아니었더라..
그 친구는 나를... 남주긴 아깝고 내갖긴 싫은.. 정도로 취급을 했던 것 같은데..
혼자.. 복수의 칼날을 갈은적이 많았다... 내가 반드시 성공해서.. 멋진 사람이 되어서.... 네 앞에 나타나.. 나를 놓친걸 후회하게 할거다..
그런데..
내가.. 좀.. 성장하고 나니까.. 그따위 복수는 안중에도 없더라..
내 색시가 더 예쁘고.. 더 어리고.. 더 돈많고.. 백만가지중 하나도 빠지는게 없는데..
자랑하고 싶지 않고 알리고 싶지도 안더라..
그냥.....
그 때의 그 아이는..... 안중에도 없더라....
- 섹스리스는....
두 사람 모두가.. 그런게 관심이 없고 괜찮다면 정말 문제가 안되겠지만..
한 사람의 희생을 바탕으로 살아가고 있다면.... 한사람의 고통을.... 고민을... 차마 공감한다고 말할 수 없는 마음을..
쉽게 안다고 하지말자...
손가락이 부러진 사람은.. 옆 사람 팔이 잘려나가도.. 내 손가락이 더 아픈 법이다..
응급실에 옆 침대에서 CPR을 하면서 사람의 생사를 넘나드는데.... 술취한 환자가 자기 어지럽다고 두통약 안주냐고 소리치며 쌍욕을 하는걸
본 적이 있었다..... 그게 사람이다.. 어설피 공감한다고 하지말..
언제든... 의무전이건 의무방어전이건... 할 수 있는 사람은.. 배고픔을 모른다..
언제든....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은... 그 아픔을 모른다..
언젠가.... 반드시 이혼하고 새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는 사람은... 절망을 모른다..
그렇게.. 하루하루.. 쇠퇴해 가는 나를보며... 애써 미소 - 초등학교 때... 주머니에 오백원이 있으면 ... 학교 앞에서 망설이는 경우가 참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