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남자
어릴땐 말야..
어른이 되면 언제나 재밌고 행복한 줄 알았어,
하고 싶은일을 하고, 가고싶은 곳을 가고, 내가 원하는대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자유로움~
그런게 어른이라고 생각했지.
그래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어!
내 부모같은 어른이 되지 않고도, 내 가족을 지키고 행복하게 만드는 멋진 어른이 되고 싶었지
사십이 되어 보니 생각이 많이 달라지더라
지갑에 돈이 없어~
삼성패이로 쓰고 싶은 모든걸 살 수 있기는 하겠지만, 현실은 점심값을 아끼고 있어~
그거라도 아껴서 아이들 뭐라도 하나 더 해주고 싶다는 욕심에~
매일 커피숍에 앉아서 책을 읽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사천원짜리 커피를 쉽게 살 수가 없어~
사무실에 있는 맥심커피나 마시는게 고작이지…
담배는 끈었어.. 술도 많이 집에서 조금씩.. 친구는 안만나.. 의미있는 친구가 없더라고..
내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살다보니, 부차적인 것들은 우선순위 뒤로 밀리더라..
그렇게 십수년을 살다보니.. 이젠 내가 외로울 때 만날 친구가 없어~
술자리를 피하다 보니 나가서 만날 친구가 없어~
그렇게 가족을 위해 살다보니.. 가족이 나랑 안놀아 주면 .. 할게 없어.
직장생활은 큰 회사라 봐야 월급쟁이일 뿐..
결국은 눈치봐야 하는 직장인, 박봉에 너무 치이다 보니.. 가족의 풍요를 위한 도전은 필수..
사업을 하게 되더라.. 그렇게 사업을 시작했더니 사람이 너무 힘들고 외로워지더라..
모든 무게와 책임은 내 어깨위에 앉혀두고, 내색할 수 없는 아픔이 많아지더라.
그래도 웃으며.. 이게 행복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달리다 보니..
내가 아픈건 아무에게도 말할수가 없더라..
가끔.. 아픈데.. 울고 싶은데..
그럴땐..
사람없는 곳을 찾게 되더라.
혼자.. 아무도 없는 외진곳에 차를 세워두고는..
앉아서 울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더라.
나에게도..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
손가락을 잘라줘도, 눈알을 빼줘도 아깝지 않을 사람이..
그렇게 사랑해서 결혼을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