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기억나는 교촌치킨
군대를 제대하고 경기도 안성쪽에 있는 숙식제공해주는 공장에 취직을 했었다
명절이라고 고향에 내려왔지만 돈이 많은게 아니다 보니, 조심스럽고 별로 흥이 나지도 않았던 시절이었는데
명절 전날, 집에 있기도 머쓱하고 나가봐야 만날 사람도 없어 폰만 뒤적이며 연락할 사람 없나 고민하고 있을 무렵
담배사러 나갔다가 우연히 스치며 오가며 봐왔던 친구를 가게 앞에서 우연이 만났다
그래도 친구라고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 '너 서울갔다더니 멋있어졌다'라는 말에 용기를 얻어 몇마디 나누고는 택시타고 시내로 나왔다 ㅎㅎ
가볍게 맥주한잔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나왔는데,
갑자기 교촌치킨이 먹고 싶다고 말을 하는 숙자!
그래 오빠가 교촌치킨 사줄게 라고 말하고 교촌치킨을 갔는데 여긴 배달밖에 안된데, 술을 마실자리가 없어
어? 먹고 싶은데 그럼 싸갈래? 오빠가 사줄게 가져가라~ 고 하고 치킨집 앞 파라솔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치킨을 받아들고 택시를 잡으려고 기다리는데,
빵식아 그냥 치킨에 쏘주한잔 더 하고 갈까? 라고 말하는 숙자
그렇게 소주를 세병 사들고 교촌치킨을 들고 근처 허름한 모텔을 잡고 2박 3일동안 먹고하고 먹고하고 먹고하고 먹고하고..
엄마아빠 인사도 못하고 올라간 아들 죄송하지만
그렇게 손자라도 안겨드린게 효도라고 생각하며...........
이번 추석에도 숙자와 고향에 갑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