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인연....
유리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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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10:00
시절인연
불가 용어에 시절인연이란 게 있다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는 뜻이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나게 될 인연은
만나게 되어 있고
무진장 애를 써도 만나지 못할 인연은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이나 일, 물건과의 만남도 또한
깨달음과의 만남도 그 때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혹은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시절 인연이 무르익지 않으면
바로 앞에 두고도 만날 수 없고
손에 넣을 수 없는 법이다
만나고 싶지 않아도 갖고 싶지 않아도
시절의 때를 만나면 기어코 만날 수밖에 없다
헤어짐도 마찬가지다
헤어지는 것은 인연이 딱 거기까지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든 재물이든 내 품 안에 내 손 안에서
영원히 머무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재물 때문에 속상해하거나
인간관계 때문에 섭섭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모른 체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