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우정과 12년의 비밀, 이 관계를 계속해도 괜찮을까요? _ ㅅㅅ하는 친한 친구사이

저는 지금 40대 초반의 여자입니다. 제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함께한 친구가 있어요. 동갑내기인 그 친구와는 대학교 1학년 때 만나 지금까지, 햇수로만 거의 20년이 다 되어갑니다. 서로의 가족사를 꿰뚫고 있고, 연애사를 시시콜콜 나누었으며, 때로는 싸우고 토라지면서도 결국은 서로의 옆자리를 지켜온, 그야말로 '가장 편한' 존재라고 할 수 있죠. 아마 그 친구에게 저도 그런 존재일 겁니다.
문제는 저희 관계가 단순한 친구 사이를 넘어선 지 12년이나 되었다는 겁니다. 정확히 기억해요. 그날따라 유독 술을 많이 마셨던 밤이었죠.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오는 결핍감, 그러니까 섹스리스로 인한 공허함이 저희 둘 다에게 크게 자리 잡고 있었을 때였어요.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다 결국은 감정적인 위로를 넘어 육체적인 위로까지 주고받게 된 거죠. 그때는 정말이지, 그 한 번의 일탈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실수'라고 생각했어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스스로 다짐했죠. 하지만 한번 시작된 관계는 묘하게 이어졌습니다. 서로에게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는 편안함, 그리고 각자의 배우자에게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육체적인 만족감이 저희를 계속해서 이끌었습니다. 신기한 건, 이 관계가 저희의 오랜 우정을 해치기는커녕 오히려 더 끈끈하게 만들었다는 거예요. 저희는 여전히 세상 둘도 없는 친구이고,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고 응원하며, 때로는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 주는 존재입니다. 잠자리를 같이 하고 나서도 다음 날 아무렇지 않게 서로의 배우자 이야기를 하고, 자식들 이야기도 나누죠. 어쩌면 이 관계가 친구로서의 저희를 더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퍼즐 조각 중 하나가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물론 죄책감이 없는 건 아닙니다. 각자 가정이 있고 배우자가 있는데, 이런 관계를 지속한다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를 마주할 때면 가슴 한구석이 찔려올 때가 한두 번이 아니죠. 들키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날 거라는 두려움도 항상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관계가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서로에게 어떤 기대도, 요구도 하지 않습니다. 사랑을 맹세할 필요도 없고, 미래를 약속할 필요도 없죠. 그저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존재로서, 있는 그대로의 저를 받아주는 친구로서 존재합니다. 배우자에게는 차마 털어놓을 수 없는 솔직한 감정들, 육체적인 욕구들까지도 친구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고 해소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저를 이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저희 둘 다 배우자와의 관계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오래된 부부들이 흔히 겪는다는 '섹스리스'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뿐이죠. 각자의 가정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고, 자녀들과의 관계도 원만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 없는 평범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더욱 이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지, 아니면 이대로 괜찮은 것인지 혼란스럽습니다.
사실 저도 압니다. 이 관계가 영원히 비밀로 유지될 수는 없을 거라는 걸요. 언젠가는 들킬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항상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만약 이 관계가 수면 위로 드러난다면, 저희 부부 관계는 물론이고 친구와의 우정, 그리고 각자의 가정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친구와의 관계를 끊어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저희는 그저 성적인 욕구만을 해소하는 관계가 아니에요. 12년 동안 은밀한 관계를 이어왔지만, 저희는 여전히 서로에게 최고의 친구입니다. 친구로서의 유대감이 너무나 강해서, 단순히 육체적인 관계를 끊어낸다고 해서 이 친구를 제 삶에서 완전히 지워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더 큰 상실감과 고통을 겪게 될까 봐 두렵기도 합니다.
저는 이 관계를 계속해도 괜찮을까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모든 것을 정리하고, 이 위험한 비밀을 끝내야 할까요? 오랜 우정과 은밀한 관계 사이에서, 저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